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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젤리네크(Joseph Gelinek)-10번 교향곡

BOOK

by analogueman 2024. 1. 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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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10번 교향곡'은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의 존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추리 소설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 마지막이 아니고 10번째 교향곡이 있다니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워낙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이라 차분히 다시 읽어보며 책에 소개되는 음악을 중심으로 기록을 남겨본다.

 

소설은 베토벤이 죽음의 침상에서 라틴어로 내뱉었다는 말로 시작한다.

 

박수를 쳐라. 나의 친구들이여, 연극(희극)은 끝났다.( Plaudite, amici, comedia finita est )

(Applaud. My friends, The comedy is over)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음악가들에 대한 내용은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고 있어 음악에 대한 기초지식을 다지는 데는 물론이고 관련음악을 찾아 들어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먼저 소설의 앞부분에서 인용되는 '데이브 블루벡' 

 

데이브블루백(Dave Brubeck 1920.12.6~2012.12.5)은 미국의 피아니스트 겸 재즈음악가로 그가 결성한 The Dave Brubeck Quartet의 앨범 'Time Out'이 크게 히트하며 재즈계의 전설이 되었다. 그 앨범에 들어있는 Take Five는 너무 유명해 재즈에 문외한인 이들도 금방 친숙해지는 명곡이다.

 

데이브블루벡은 피아노, 이곡을 작곡한 폴 데스몬드(Paul Desmond)는 알토 색소폰을 그리고 조 모렐로(Joe Morello)가 드럼을 담당하고 있다. 드럼 독주 부분은 이곡의 백미라고 할 만큼 박력 있고 리드미칼 한 연주를 들려준다.

 

나폴레옹의 죽음의 원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에서 등장하는 대목에서 언급되는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Eroica)'. 이 곡은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기 위해 작곡한 곡이라고 하는데 혁명 후에 권력욕을 드러내며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크게 분노했다고 전해진다.

 

또 등장하는 곡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피아노협주곡 3번과 함께 가장 많이 듣는 곡이기도 한데 워낙 유명한 곡이라 다양한 연주자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코간이나 밀스타인의 연주도 좋지만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ch)'의 연주를 가장 좋아한다. 

 

정말 베토벤의 10번째 교향곡이 존재할까?

 

존재여부도 몰랐던 바흐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의 필사본이 20세기에 들어서서야 한 중고서점에서 13살의 어린아이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점과 그 원본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우연히 발견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너무도 아쉬웠던 영화 '카핑 베토벤 (Coping Beethoven)' 

기존의 틀을 깨고 합창을 교향곡에 접목시킨 그의 파격적이고 천재적인 능력이 빛을 발한 명곡,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합창'의 4악장의 연주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물론 실황연주가 훨씬 감동적이지만)

 

'합창'은 아픈 상처에 새살을 돋게 하는 치유의 음악이고,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음악임과 동시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게 해주는 인류를 위한 최고의 응원곡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소설가 로맹롤랑은 "만약 신이 인류에게 저지른 범죄가 있다면 그것은 베토벤에게서 귀를 빼앗아간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베토벤이 더 건강히 오래 생존했다면 우리는 더 많은 걸작들과 함께 10번 그 이상의 교향곡 등 다양한 걸작들을 만나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9번 교향곡의 저주....

 

10번 교향곡의 스케치 작업을 하다가 폐렴에 걸려 사망한 베토벤의 죽음이 저주를 불렀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9번 교향곡을 작곡하고 죽은 슈베르트, 제9번 교향곡 '신세계로부터'를 작곡하고 죽은 드보르작, 그래서일까 구스타퍼 말러는 자신의 9번째 교향곡에 제9번이라는 이름 대신 '대지의 노래'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소설은 마치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와 같이 기막힌 발상에서 출발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허구를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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