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O Captain~ My captain

ESSAY

by analogueman 2024. 1. 15. 13:13

본문

국민윤리 교과서

 

1984년 고등학교 1학년 윤리수업시간............

 

단발머리에 두꺼운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들어오시는 선생님! 순간 쉬는 시간이 끝난 줄도 모르고 떠들던 아이들의 입에 자크가 채워진다. 

 

선생님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끝내시고는 아무런 말씀없이 칠판에 뭔가를 쓰기 시작하셨다.

하얀 분필은 빠르게 칠판위를 무언가를 가득 채워나갔다.

 

"자~ 모두 교과서를 덮는다. 앞으로 내 수업시간에 교과서는 가지고 오지 않아도 좋다."라고 말씀하시며

" 지금부터 필판위에 써놓은 이 시를 노트에 받아 적도록 한다."

 

우리는 순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 혹시 이 시를 아는 사람 있나? "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정적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이 시는 타고르의 시 '동방의 등불' "이라는 시다. 

" 오늘 몇일이지? 자~~ 17번. 일어나서 큰 소리로 시를 낭독해 보도록 "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났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 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일주일이 흘러 또다시 윤리수업시간

 

이번 수업의 내용은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의 4악장에 차용된 독일의 문학가 실러(Johann Chrisoph Triedrich von Schiller)의 시였다.

(이 글의 마직막에 가사를 옮겨보았다.- 나무위키 참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선생님의 말씀을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입시위주의 우리나라 교육체계가 빚어진 현실에 대한 개탄

*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사고하고 사색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 영어, 수학 등 교과과목도 중요하지만 문학, 철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해 여름~ 어느 날~ 윤리수업은 마지막 6교시에 있었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윤리선생님이 아닌 담임선생님(영어담당)께서 들어오셨다. 

 

" (교편으로 교탁을 탁탁 치시면서) 자~ 오늘 윤리선생님께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그만두셨다. 따라서 오늘은 자습과 영어수업으로 대신한다."라고 말씀하시고는 분필을 잡고 칠판에 무언가를 쓰기 시작하셨다.

 

그건 다름 아닌 '영어단어"였다. 

 

"자 지금부터 칠판에 적인 단어를 다 외운 사람만 집에 갈 수 있다. 다 외웠다고 자신 있는 사람은 손을 들고 나와 테스트를 받아 합격하면 집에 간다." 

 

섣부르게 손을 들었다가 합격을 못하면 박달나무로 깎은 사랑의 회초리(교편)로 손바닥을 맞아야 했다.

 

우리의 고등학교 1학년은 그렇게 시작되고 마무리되었다.

 

이후 윤리선생님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여러 이야기가 전해졌다.

 

■ 윤리수업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어떤 학생의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와 항의하는 바람에 학교에서 강제 퇴직당하셨다

   는 이야기에서부터 

■ 학교에 출근하셨다가 어떤 양복 입은 사람들이 선생님을 강제로 연행해 갔다는 이야기 등

 

나중에 들은 바로 선생님께서는 시골의 작은 중학교에 전근을 가셨고, 전교조 활동도 열심히 하셨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40여 년이 다 되어 가는데.... 고교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그분이 유일하며 베토벤의 합창을 들을 때면 가끔 그 윤리선생님을 떠올린다. 그분은 나의 영원한 캡틴이다. O Captain! My captain

 

O Freunde, nicht diese Töne!
오, 벗들이여! 이 소리가 아니오!

Sondern laßt uns angenehmere anstimmen, und freudenvollere!
좀 더 즐겁고 환희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

Freude! Freude!
환희여! 환희여!

Freude, schöner Götterfunken,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이여, 낙원의 딸이여

Wir betreten feuertrunken, Himmlische, dein Heiligtum!
우리는 불에 취해 신성한 그대의 성소로 들어가도다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그대의 마법은 엄한 시대 아래서 나뉜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며

Alle Menschen werden Brüder, Wo dein sanfter Flügel weilt.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는 곳에.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그대의 마법은 엄한 시대 아래서 나뉜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며

Alle Menschen werden Brüder, Wo dein sanfter Flügel weilt.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Wem der große Wurf gelungen, Eines Freundes Freund zu sein;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진실된 우정을 얻은 자여

Wer ein holdes Weib errungen, Mische seinen Jubel ein!
여성의 따뜻한 사랑을 받은 자여, 다 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Ja, wer auch nur eine Seele Sein nennt auf dem Erdenrund!
그래, 이 땅 위에서 한 영혼이라고 불리는 자 모두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Und wer's nie gekonnt, der stehle Weinend sich aus diesem Bund!
그러나 그 조차 가지지 못한 자들은 눈물 흘리며 조용히 떠나가거라!

Ja, wer auch nur eine Seele Sein nennt auf dem Erdenrund!
그래, 이 땅 위에서 한 영혼이라고 불리는 자 모두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Und wer's nie gekonnt, der stehle Weinend sich aus diesem Bund!
그러나 그 조차 가지지 못한 자들은 눈물 흘리며 조용히 떠나가거라!

Freude trinken alle Wesen An den Brüsten der Natur;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연의 가슴에서 환희를 마시고
Alle Guten, alle Bösen Folgen ihrer Rosenspur,

모든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장밋빛 오솔길을 환희 속에 걷는다

Küsse gab sie uns und Reben, Einen Freund, geprüft im Tod;
환희는 우리에게 입맞춤과 포도나무, 그리고 죽음조차 빼앗아 갈 수 없는 친구를 주고

Wollust ward dem Wurm gegeben, Und der Cherub steht vor Gott.
정욕은 벌레에게나 주어버리고, 그 때 케루빔은 신 앞에 선다

Küsse gab sie uns und Reben, Einen Freund, geprüft im Tod;
환희는 우리에게 입맞춤과 포도나무, 그리고 죽음조차 빼앗아 갈 수 없는 친구를 주고

Wollust ward dem Wurm gegeben, Und der Cherub steht vor Gott.
정욕은 벌레에게나 주어버리고, 그 때 천사 케루빔은 신 앞에 선다
Und der Cherub steht vor Gott. Steht vor Gott, vor Gott, vor Gott!
천사 케루빔은 신 앞에 선다. 신 앞에 선다, 신 앞에, 신 앞에!

Froh, froh, wie seine Sonnen, seine Sonnen fliegen
환희여, 환희여, 수 많은 별들이, 행성들이 창공을 가로지르듯

Froh, wie seine Sonnen fliegen Durch des Himmels prächt'gen Plan,
환희여, 수 많은 별들이 천국의 영광스러운 계획을 따라 빛나는 창공을 가로지르듯

Laufet, Brüder eure Bahn, Laufet, Brüder eure Bahn,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가거라

Freudig, wie ein Held zum Siegen, wie ein Held zum Siegen.
영웅이 승리의 길을 달리듯이, 영웅이 환희에 찬 채로 승리의 길을 질주하듯

Laufet, Brüder eure Bahn, wie ein Held zum Siegen.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영웅이 승리의 길을 달리듯.

Freudig, wie ein Held zum Siegen, wie ein Held zum Siegen.
영웅이 승리의 길을 달리듯이, 영웅이 환희에 찬 채로 승리의 길을 질주하듯.

Freude, schöner Götterfunken,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이여, 낙원의 딸이여

Wir betreten feuertrunken, Himmlische, dein Heiligtum!
우리는 불에 취해 신성한 그대의 성소로 들어가도다!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그대의 마법은 엄한 시대 아래서 나뉜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며

Alle Menschen werden Brüder, Wo dein sanfter Flügel weilt.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그대의 마법은 엄한 시대 아래서 나뉜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며

Alle Menschen werden Brüder, Wo dein sanfter Flügel weilt.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n Welt!
안겨라, 만민이여! 이 입맞춤을 온 세상에 주노라!

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n Welt!
안겨라, 만민이여! 이 입맞춤을 온 세상에 주노라!

Brüder! Über'm Sternenzelt Muß ein lieber Vater wohnen.
형제들이여!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 사랑하시는 아버지께서 반드시 계실 것이다

Brüder! Über'm Sternenzelt Muß ein lieber Vater wohnen.
형제들이여!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 사랑하시는 아버지께서 반드시 계실 것이다.

Ihr stürzt nieder, Millionen?
만민이여, 그대들은 엎드리는가?

Ahnest du den Schöpfer, Welt?
세계여, 창조주가 느껴지는가?

Such' ihn über'm Sternenzelt!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서 그를 찾으라!

Über Sternen muß er wohnen.
별의 저편에 그가 반드시 계실 것이다.

Über Sternen muß er wohnen.
별의 저편에 그가 반드시 계실 것이다.

Freude, schöner Götterfunken,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이여 , 낙원의 딸이여

Wir betreten feuertrunken, Himmlische, dein Heiligtum!
우리 모두 불에 취해 신성한 그대의 성소로 들어가노라!

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n Welt!
안겨라! 만민이여, 이 입맞춤을 온 세상에 주노라!

Freude, schöner Götterfunken,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이여, 낙원의 딸이여

Wir betreten feuertrunken, Himmlische, dein Heiligtum!
우리 모두 불에 취해 신성한 그대의 성소로 들어가노라!

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n Welt!
안겨라! 만민이여 이 입맞춤을 온 세상에 주노라!

Freude, schöner Götterfunken,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여, 낙원의 딸이여

Wir betreten feuertrunken, Himmlische, dein Heiligtum!
우리 모두 불에 취해 신성한 그대의 성소로 들어가노라!

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 Welt!
안겨라! 만민이여, 이 입맞춤을 온 세상에 주노라!

Ihr stürzt nieder, Millionen?
만민이여, 그대들은 엎드리는가?

Ahnest du den Schöpfer, Welt?
세계여, 창조주가 느껴지는가?

Such' ihn über'm Sternenzelt!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서 그를 찾으라

Such' ihn über'm Sternenzelt!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서 그를 찾으라

Brüder! Brüder! Über'm Sternenzelt Muß ein lieber Vater wohnen.
형제들이여! 형제들이여!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 사랑하시는 아버지께서 반드시 계실 것이다.

Freude,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낙원의 딸이여

Freude,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낙원의 딸이여

Freude,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낙원의 딸이여

Freude, Tochter aus Elysium
환희여, 낙원의 딸이여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그대의 마법은 엄한 시대 아래서 나뉜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며

Alle Menschen, alle Menschen, alle Menschen
모든 인간은, 모든 인간은, 모든 인간은

Alle Menschen werden Brüder, Wo dein sanfter Flügel weilt.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Deine Zauber,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그대의 마법은, 그대의 마법은, 엄한 시대 아래서 서로 갈라졌던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는도다.

Alle Menschen, alle Menschen, alle Menschen
모든 인간은, 모든 인간은, 모든 인간은

Alle Menschen, alle Menschen werden Brüder, Wo dein sanfter Flügel weilt.
모든 인간은,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n Welt, der ganzen Welt!
안겨라! 만민이여, 이 입맞춤을 온 세상에 주노라, 온 세상에!

Brüder! Über'm Sternenzelt Muß ein lieber Vater wohnen, ein lieber Vater wohnen.
형제들이여!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 사랑하시는 아버지께서 반드시 계실 것이다, 사랑하시는 아버지께서

Seid umschlungen!
안겨라!

Diesen Kuß der ganzen Welt, der ganzen Welt!
이 입맞춤을 온 세상에 주노라, 온 세상에!

Freude, freude, schöner Götterfunken! Götterfunken!
환희여,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이여! 신들의 불이여!

Tochter aus Elysium,
낙원의 딸이여

Freude, schöner Götterfunken! Götterfunken!
환희여,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이여! 신들의 불이여!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인호 - 겨울나그네  (1) 2024.01.13
노무현 -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1) 2024.01.11
영화 "서울의 봄" 영웅들을 기리며  (0) 2024.01.01
가수 최백호를 응원하며  (2) 2023.12.28
박경리 "일 잘하는 사내"  (1) 2023.12.27

관련글 더보기